[중앙일보 성유미 기자] "중국은 온라인 게임(e스포츠)을 올림픽 종목처럼 육성하고 있습니다.
" 지난 7일 프로 게이머들의 WEG(World E-sports Games) 한.중 국가대항 정기전이 열린 베이징 훙관(紅館). 1500여명의 팬들이 내뿜는 열기로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한국 온라인 게임업체인 ㈜아이스타존과 중국 정부가 공인한 e스포츠 관리기업 CIS가 주관한 이 대회는 국가 간 첫 e스포츠 정규 경기다.
한국 프로게이머들의 열풍은 대단했다.
임요환.홍진호 선수의 손짓 하나에도 중국 팬들은 환호했다.
지린성(吉林省)에서 12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왔다는 왕이췬(王誼群.18)군은 "임요환 선수의 경기는 인터넷으로 모두 봤다"고 했다.
현지 언론도 임 선수에 대해 한 번에 10개 매체씩 13번이나 인터뷰를 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온게임넷에서 제공하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 동영상은 시나닷컴(sina.com).소후닷컴(sohu.com) 등 중국의 3대 포털사이트에서 유료(한 건에 1위안)로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당 조회 수는 100만건이 넘는다.
㈜아이스타존의 도준웅 이사는 "중국 대표선수들의 꿈도 한국 프로리그에서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온라인 게임으로 인한 사회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올해 초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을 구입한 뒤 돈을 내지 않자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 직후 중국 정부는 게임 산업을 음지에서 양지로 양성화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e스포츠를 99번째 정식 체육종목으로 채택했다.
우서우장(吳壽章) 중국국가체육총국 부주석은 "e스포츠는 일반 컴퓨터 오락과 달리 정신적.기능적인 측면에서 훌륭한 스포츠"라고 말했다.
우 부위원장은 "앞으로 1~2년 안에 e스포츠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전국 체전 종목으로 채택할 것"이라며 "한.중 e스포츠 교류가 지속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실력은 아직 우리나라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팀 관계자는 "앞으로 3년 내에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베이징=성유미 조인스닷컴 기자 hippoangel@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