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문화산업 시스템으로 불리는 ‘원소스멀티유스’형 프로젝트에도 한국형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원소스멀티유스란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상품으로 응용, 부가가치를 높이는 개념. 실제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원소스멀티유스를 통해 콘텐츠 이윤을 극대화하고 이를 문화산업에 재투자하는 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원소스멀티유스 프로젝트들이 한국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진화하고 있다”며 “특히 온라인 콘텐츠가 ‘원소스’가 되거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미국 모델=원소스멀티유스 프로젝트에서는 콘텐츠의 부가가치가 증폭되는 일련의 과정이 있다. 일본형 모델은 ‘드래곤볼’ 시리즈처럼 보통 출판만화가 TV애니메이션을 거치면서 폭발적인 잠재수요를 창출, 다른 콘텐츠 사업의 밑천을 만들어 나가는 구조다. 이에 반해 미국형 모델에서는 극장영화(극장 애니메이션)가 중요하다.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디즈니’ 사례에서 보듯 블록버스터 영화가 유관 콘텐츠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부문이 중요=국내에서는 콘텐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온라인 부문이 가장 중시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업체 CCR의 ‘포트리스’나 넥슨의 ‘비엔비’, 위젯의 ‘메이플스토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모두 온라인게임이 먼저 유명해진 뒤 TV애니메이션, 캐릭터, 모바일게임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라그나로크’ 시리즈도 출판 만화 ‘라그나로크’가 온라인게임으로 흥행에 성공한 뒤 일본에서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수십 가지 캐릭터 상품으로 나온 ‘엽기토끼’ ‘우비소년’ ‘마린블루스’ 시리즈도 인터넷에서 먼저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넥슨의 이승규 사업개발팀장은 “온라인게임 동시접속자 10만명이면 사용자 로열티 등을 감안할 때 일반 TV시청률 6~8%에 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물론 TV애니메이션, 영화 등 올드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 사례도 있다. ‘탑블레이드’ ‘하얀마음백구’ 등 손오공의 원소스멀티유스 성공 사례 뒤에는 TV애니메이션 흥행이 뒷받침됐다.
◇온라인-오프라인 선순환 구조=최근 국내에서 진행된 원소스멀티유스 프로젝트에는 기획 초기부터 온라인 관련 상품제작업체들이 반드시 참여하고 있다. 올 초 선보인 ‘범퍼킹 재퍼’의 경우 애니메이션 제작과 방영에 대원씨아이와 서울방송(SBS), 완구제작에 손오공 등이 각각 참여한 가운데 게임업체 넥슨과 KOG스튜디오가 온라인게임을 개발한 바 있다. 애니메이션 업체인 선우엔터테인먼트도 지난 3월 트레이딩카드게임(TCG)용 포털( http://www.TCG.com)을 오픈했다. 선우는 또 싸이미디어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믹스마스터TCG’를 모바일게임, 애니메이션, 출판, 온오프라인 캐릭터사업 등에 적용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손오공은 총 개발비 100억원을 들여 최근 ‘구슬대전 배틀 비드맨’을 내놓았다. 일본형 원소스멀티유스 모델을 따르는 프로젝트지만, 손오공은 10월 중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한 PC게임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손오공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원소스멀티유스 모델이 온라인 콘텐츠사업과 오프라인 콘텐츠 사업을 동시에 키우는 시스템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